민중의꿈

Communist 1968 (토론 | 기여)님의 2024년 6월 21일 (금) 23:18 판 (→시놉시스)

개요

민주노동당 당사에서 국회까지 걸어오는데 5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서민들, 노동자, 농민 대표가 여기까지 오는데 사실 50년이 걸렸어요. 걸어서 5분이면 올 거리를, 차로는 1분일 것이고... 그런 거리를 정치적으로 오는데 50년이나 걸렸어요.
노회찬, 제17대 국회 등원식 소감

김문수, 이인영, 주대환 등 여러 운동권 좌파 계열 인사들이 전향하지 않은 세계관. 부제는 <김문수 회귀하다>이다.

시놉시스

2024년 서울. 도시의 스카이라인은 무수한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고층 빌딩들이 솟아오른 거리는 번잡하고, 사람들의 발걸음은 언제나처럼 바쁘게 움직였다. 그날도 김문수는 윤석열 정권의 경사노위 위원장 업무를 늦게 마친 후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노동개악. 자본의 앞잡이. 변절자의 우두머리. 옛 동지들은 그렇게 비웃었다.

흥! 철 덜된 것들... 술 담배 끊는것보다 어려운게 사회주의 끊기라더니, 아직도 맑스니 레닌이니 하는 애송이들...

그렇게 비웃음으로 흘려넘기는 김문수지만, 속으로는 남몰래 씁쓸해했다.

확실히 이번 총선 결과는 좋지 못했다. PD 동지들은 의석을 단 한석도 얻지 못했다. 거대 보수야당에 빌붙은 NL 동지들만이 겨우 3석을 건졌다.
민주노총이 민주당과의 연대 안건으로 패싸움을 거듭하고 있다는 뉴스에 김문수는 조소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팠다.

만약 자신이 "운동권"에 남았다면 어땠을까? 한번만 더 같이 진보정당을 하자는 총연맹 동지들의 말을 들었다면 어땠을까?
만약 그랬다면 한국 진보의 역사는 달라졌을까? 무수한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렇게 남몰래 종로의 술집에서 술병을 기울이는 김문수. 휘적 휘적 집으로 걸어 돌아가던 중 인도로 뛰어든 트럭에 문수의 몸은 하늘로 붕 떴다.

......

"김동지 깨어나셨습니까?"
"김동지... 얼마나 고초를 겪으셨으면..."

걱정스러운 눈으로 김문수를 바라보는 후배들.
부스스 눈을 비비고 일어난 김문수. 몇해 전 아파트에서 몸을 던진 회찬이 있는 것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그것도 앳된 20대의 회찬이.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는 문수. 주대환, 심상정, 송영길, 김민석... 다들 익숙한 사람들이었지만, 30년은 더 젊은 모습이었다.

신문을 집어드는 김문수. 1986년 5월이라고 적힌 날짜 아래에는 《좌익 용공 세력 인천에서 폭동 기획, 경찰은 주동자 김문수 체포 작전 개시》가 큼직하게 적혀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김문수는 이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

그는 자신이 다시 1986년으로 돌아왔음을 깨달았다. 아직 전향하지 않은, 투쟁과 이상으로 가득 찼던 시절의 자신, "민주투사 김문수", "노동운동가 김문수", "사회주의자 김문수"과 마주해야 할 시간이었다.
참회의 눈물을 보이는 문수. 영문을 알리 없는 후배들은 갸우뚱 할 뿐이다.
하지만 이전 생에서 얻은 지식과 교훈으로, 다시는 이지러지지 않겠다 굳게 다짐하는 젊은 활동가 김문수였다.

신은 그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었다. 이제, 김문수의 인생 2트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