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의 일이다. 가벼운 녹크 소리와 함께 한 젊은이가 들어섰다.
"사장님이시죠?"
"예!"
"이것 좀 들어봐 주세요."
젊은이가 바로 김창완군⋯⋯ 그러니까 "산울림"의 리이드 싱어였던 것이다.
나는 흔히 하듯 녹음기에 카셋트를 꽂고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는 놀랐다.
마치 서방의 한 뮤직 프로에서나 나올듯한 다이나믹한 사운드, 그리고 생동감 넘치는 리듬 터치, 그리고 또 너무도 개성적인 멜러디의 진행과 창법⋯⋯한마디로 말해서 나는 그만 매혹당하고 말았던 것이다. 또 그들의 음악에 넘치는 젊은 활력, 밝은 익살끼⋯⋯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음악에서는 볼 수 없는 풍요한 생명력의 조각들이라고 느껴졌으며, 마치도 회색 하늘을 가르고 내보이는 한조각 푸른 하늘⋯⋯한줄기 햇살과도 같은 신선한 매력이라고 느껴졌다.
물론 젊은 것만큼 노련하지는 못한 것이 사실이며, 또 신선한 것만큼 완숙하지 못한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젊음과 신선⋯⋯그것은 바로 창작의 원천이며, 음악에 있어서는 흘러주는 생명의 약동이 되는 것이다. 나는 그들 음악의 젊음과 신선한 감각, 그리고 약동하는 생명력의 리듬에 매혹되어 그들의 음악활동을 뒤밀어 주기로 작정했고, 여기서 이 음반은 시작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그들의 음악이 청중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뿐이다. 결코 노련하지도, 완숙하지도 못하면서 던져주는 커다란 매력⋯⋯이 매력의 근원이 무엇인지 함께 살펴보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