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전

당신들의 조선 동지들의 연재 3주년에 축전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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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자신의 목적에 맞게 자연의 외물을 의식적으로 개조해나가는 자주적 과정을 통해 자신의 본질을 실현합니다. 인간의 노동은 그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불리한 여건을 스스로 바꾸어나간다는 점에서 자주적이고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점에서 창조적이며 그러한 과정을 자신의 뜻에 맞게 관찰시킨다는 점에서 의식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노동이 본질적 의미를 갖기 어려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주적, 창조적, 의식적인 성질 역시 발현되기 어렵습니다. 자본주의 과정에서의 소외를 극복시키고, 자주/창조/의식의 여로를 노동자 대중에게 일깨우는데에 있어 예술은 큰 역할을 합니다. 예술은 총체적인 인류 역사와 생산의 맥락의 실현 과정에 있어 각 개인과 사회가 위치하는 역할을 상기시킴에 따라 노동의 의식적인 기능을 노동자 대중에게 선전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습니다.

 

소비에트 붕괴 이후 35년이 지난 현재로서 예술이 지니는 사회주의적 속성은 점차 줄어들고 있고 문화자본에 의한 노동자 대중의 예술로부터의 소외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이 갖는 투쟁성과 혁명성을 되살리는 작업은 현재로서 매우 필수적으로 여겨지며, 특히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와 다른 대안적 세계를 상상시키는 기능으로서 예술이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어야합니다. 지난 3년간 부단히 연재되어온 <당신들의 조선>은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것으로 생각되기도 합니다.

 

대한민국은 기본적으로 미제국주의의 독점자본이 동아대륙에서의 이권을 공산주의 해방군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설립한 기지적 성격의 신식민지 성격을 가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은 사회구성체가 본질적으로 반공적일 수 밖에 없고,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상상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과거 좌우를 가리지 않고 독립운동의 목적이 외세에 휘둘리지 않는 자주독립을 실현하는데 있었음을 고려한다면, 오늘날의 신식민지 국가독점자본주의 현실에 처한 남한의 현실은 비참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체제 모순은 영속할 수 없고, 의식적인 노동자 대중의 창조적, 자주적 활동을 통해서 극복될 수 있습니다. <당신들의 조선>은 국가독점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오늘날 남측의 현실과 대치되는 대안적 세계의 모습을 그린다는 점에서, 대안적인 사회주의를 상상하기도 어려운 남한 노동자 계급에게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이러한 창작을 보는 것은 어디까지나 낮은 단계의 실천에 머무릅니다. 그렇지만 사회주의적 예술은 노동자 대중이 자신이 처한 현실과 도래할 미래를 동시에 상상케함으로서 자신을 역사여로에서의 자주적 주체로 도약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들의 조선>이 지금까지 해온 과업이 이에 부합한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그러한 계몽의 역할을 하기를 기대합니다.

 

 

마르크스를 위해 연재자  /  공산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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