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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시대는 풍중운을 마지막으로 전성기를 지나고, 시대의 흐름을 따르지 못하는 경직된 관료주의와 교조적인 혁명원로의 그늘 아래 놓여 있소. 이러한 현실의 작태, 정적 숙청과 인간을 마치 땔감이나 쭉정이처럼 여기는 처사는 각계각층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이른바 ‘새로운 구체제’의 종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소.
사회주의가 과연 실패하였는가? 사회주의는 정말로 무용한 구세태인가? 그러나 개혁가들은 다르게 보고 있소. 이는 사회주의 자체의 실패가 아니라, ‘20세기 신화’의 실패라는 것이오. 레닌의 프롤레타리아트 독재와 민주집중제, 전위당 이론은 결국 일당독재로 귀결되었고, 그 길은 일인독재로 이어지는 먼 길이 아니었소.
나아가 일당숭배와 일인숭배 역시 그 연장선에 있었소.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인간의 생명은 파리처럼 사라지고, 인민해방의 리상은 권력투쟁과 암투 속에 가려져 더 이상 미래를 기대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소. 이것이 바로 20세기 신화의 쓰라린 경험이오. 이제는 이러한 구조를 새로운 힘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오.
역사는 끊임없이 자신의 모순을 극복하며 전진하는 법이니, 그 역사를 움직이는 주체인 인민을 다시 주목해야 하오. 그렇소, 이 나라를 다시 공산귀족이 아닌 인민에게 돌려주어야 하오. 그것이 우리가 말하는 ‘민주’의 의미이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소. 사회의 모순은 극에 달했고,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려는 시도조차 혼란 속에 놓여 있소. 사회주의가 지향했던 공산사회의 미래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그 길은 불확실하오. 이제 인민은 스스로의 길을 스스로 개척해야 하오.
엘리트에 의해 통제되는 체제는,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간에 인간을 소외시킬 위험이 있소. 비판의 자유와 사유의 자유, 인간의 존엄이 결여된 사회는 결국 또 다른 형태의 지옥일 뿐이오.
이러한 풍토 위에 새로운 민주주의의 요구가 등장하였소. 그러나 현실에서는 여전히 레드마피아, 민족주의 세력, 신흥 재벌과 외부 열강들이 이 땅을 둘러싸고 있소. 우리는 지금 주권과 인민해방의 이상이 풍전등화의 상황에 놓여 있음을 부정할 수 없소.
그렇다면 우리는 이 땅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당당히 역사앞에 서는 인간이 되는 길 뿐이오.
인민해방과 새로운 민주질서를 위하여.
1991년 10월. 묵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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