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신문 사설] 문제는 오물풍선이 아니라 미제국주의

최근 북조선이 남한 측에 살포한 오물풍선이 남한 각계층의 분노와 황당함을 자아내고 있다. 데일리NK가 취재한 양강도의 모 주민 역시 "수령님 때는 이러한 저급한 짓을 하지 않았다"라며 오물풍선 살포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내었다. 데일리NK 자체는 김영환씨가 창간한 것으로 악명높은 친미친제극우언론이나 이러한 소리가 나온다는 것은 북조선 내에서도 오물풍선을 통한 투쟁론에 대한 회의적 정서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남한 각계층의 반응은 크게 <조소> <무관심> <황당함> 등으로 북조선에 대한 동일민족으로서의 존중은 찾아볼 수가 없는 터이다. 이로 인하여 최근 윤석열 정권 하에 악화된 동일민족정서가 더욱이나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투쟁론은 크게 두가지의 면에서 사회주의적이지 못하다고 볼 수 있다. 첫째, 투쟁이 계급적이지 못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투쟁은 언제나 노동자 계급의 의식화와 정치화를 목적으로 해야하며, 투쟁이 어느정도 노선에 있어 탈선이 있더라도 궁극적으로는 그러한 목표를 향해야한다. 그 점에서 그동안 북조선의 여러가지 행동을 <노급 의식 고양>으로 정당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행동은 그 자체로서, 김여정이 밝혔다시피 <남한을 향한 적대적 행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했다. 따라서 이는 사회주의적이기라기보다는 패권주의적인 행동으로 보아야한다. 또한 둘째, 이러한 행동은 식민지 독점자본주의 사회인 남한에 있어 체제에 금을 낼 수 있는 그 어떤 의미도 없다. 그저 극우파쇼 세력을 향한 인민 대중의 지지만을 높일 뿐이다. 그렇기에 북조선의 이번 투쟁론은 대단히 反사회주의적이었고 그 점에서 유감을 표한다.

 

그러나 사회주의적인 면을 놓고 북조선을 하나의 자주적 국가로 보았을 때 이는 북조선 당국의 정당방위였다고 볼 수 있다. 첫번째, 이번 사건은 명백히 남한 괴뢰정부 측의 적대적 도발에서 시작되었다. 남한 당국은 최근 박상학 등 극우탈북민단체가 날리고 있는 <대북전단지>에 대해 그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이를 그 무슨 <자유발언> 등으로 정당화하기에 급급했다. 정작 윤석열 정권 하에서 남한의 언론 자유는 그 어느때보다도 추락하고 있음에도 <자유발언> 운운하는 것은 웃기지도 않는 처사이다. 둘째, 남한은 그 자체만으로 미제국주의의 침략기지로 북조선에 있어 체제적 위험을 준다. 특히 윤석열 정권은 미제국주의의 가장 충실한 졸개로 문재인 정권에서 그나마 자제되었던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강행하는가하면, 가치동맹을 내세우며 대놓고 제국주의와 식민착취주의로 단결한 미국과의 주종관계를 지지해왔다.

 

북조선의 최근 거듭되는 군사적 행동 역시 이러한 맥락 하에서 이해되어야한다. 김정일-김정은 독재 체제 자체가 그다지 사회주의적이지 않고 개인숭배적이라는 점에서 비판을 가할 수 있지만, 그것과 상관 없이 북조선은 민족국가이자 자주국가로서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핵개발과 이른바 <도발> 등은 그것의 일환이다. 리비아와 우크라이나가 자체적으로 핵개발을 포기한 이후 국제사회에서 받게 된 대우를 감안하자면, 북조선이 무엇을 믿고 핵개발을 포기하고, 이른바 군사적 <도발>을 중단할 수 있는지에 대해 남조선 괴뢰보수언론과 미제는 명확한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오물 풍선은 이런 맥락하에서 이해되어야하며, 그 점에서 오물풍선이 그다지 <사회주의적>이지 않더라도 남한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대응책으로 평가할 수 있다.

 

<대북전단 중단 시 오물풍선 중단>이라는 전략은 북조선 당국의 조치가 <대북전단> 등 명백한 남한 괴뢰세력의 도발에 대한 자위적 성격을 강하게 띔을 보여준다. 그것의 투쟁론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며, 특히 사회주의와 통일민족이라는 장기적인 목표를 감안한다면, 이러한 류의 투쟁론은 김정은-김여정 체제 하에서 가속화되고있는 반자주 친제 친자본주의 친수정주의적 행보의 일환으로 보인다. 그 점에서 조선노동당 관료집단은 크게 비판받아야할것이다. 그러나 북조선이라는 단일자주국가의 측면에서 보자면, 이번 행위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남한 괴뢰와 미제국주의의 끊임 없는 전쟁책동 침략모의이다. 따라서 이 문제에 있어 민족자주를 지향하는 사회주의자들은 비판점과 옹호점을 명확히 구분해야할 것이다.

 

결국, 이러한 오물풍선의 본질적인 문제는 이스라엘의 전방위적 대학살에는 침묵하면서 북조선의 자위적 군사행동에는 온갖 제재를 가하려 날뛰는 미제국주의의 전쟁책동에 있다. 오물풍선을 막고싶다면 북남 칠천만 인민대중이 뭉쳐 민족의 자주를 위협하는 미제국주의를 쓸어버리는 것이 우선시되어야할 것이다.

공산1968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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