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 이브레 | 오피니언 ] 문서의 표절과 교류에 관하여 - 리조니의 촌철살인

2023년 12월 2일 토요일 제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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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니 - 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

 

최근 저작권 이슈가 화제이다. 본 위키에서 저작권 문제로 보고된 사례가 있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상황에 있어서 우려되는 바가 있다. 바로 문서의 코드가 과연 저작권으로 인정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기술이 교류되는 것이 다소 조심스러워짐으로써, 위키 공동의 질적 발전에 영향이 가는 것이 아닌가. 라는것이다.

 

예로부터 위키백과, 나무위키 등의 현실에 관한 정보를 담은 위키 사이트, 엔진은 좀 다르지만, 위키피디아 기반의 제이위키나, 위키닷 기반의 SCP 재단의 위키 등을 보면 질이나 양은 천차만별이지만 문서들끼리 공유되는 템플릿이나, 특정한 꾸밈의 역할을 하는 코드 등의 기술 등은 교류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웬만한 위키들에서 자주 나타나며, 하물며 디시위키 또한 이러한 문화가 있다.

 

하지만, 우리 이브위키는 다른 위키들과 달리 최근 "문서 내 기술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함으로써 이를 처벌한 판례를 남겼다. 아마도 국내 모든 창작위키 가운데 1호 사건으로 남게 될 거 같다. 과연 위키 내 기술을 저작권으로 인정할 수 있는가? 표절이라고 판단한 근거가 된 펼치기 · 접기의 구별 코드가 되는 &;lt;div class>;에서 "mw-customtoggle-기타" 부분의 같음을 근거로 이를 표절로써 판단하였다. 하지만 이것이 본질에서 표절이 되는가? 라는 부분에 있어선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 와진 표절의 의미는 내용상의 유사성이 더욱 큰 의미로서 여겨왔기 때문이다. 문서 내 코드를 저작권으로 인정한 사례는 찾기 드물다. 한 예시로, 사용자 namu가 세운 위키인 나무위키와 리그베다 위키의 당시 관리자였던 청동이 벌인 리그베다 위키 사유화 사태(*나무위키 발췌)의 과정에서 이루어진 대한민국 사법부의 위키에 관한 재판 과정은 우리가 충분히 고려할 만한 좋은 선례라고 생각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 결정에서 라이센스 계약 위반 주장에 관한 부분은 오늘 다룰만한 주제가 아니기에 넘어가자, 현재 우리가 주의 깊게 볼 부분은 "나. 게시물 저작권 침해 주장에 관한 판단" 그리고"다. 편집저작물 저작권 또는 데이터베이스제작자로서의 권리 침해 주장에 관한 판단"이 우리가 볼 골자다.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당연하게도 "저작물" 그리고 "저작자"라는 단어의 정의이다.

 

저작권법에 따르면 제2조 정의에서 "저작자"는 저작물을 창작한 자를 말한다고 적혀있고,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말한다. 여기서 저작물의 정의는 조금 더 복잡하다. 편집저작물이란 저작물이나 부호 등의 형태로 이루어진 자료(이하 ‘소재’라 한다.)의 집합물인 편집물로서 그 소재의 선택·배열 또는 구성에 창작성이 있는 것을 말하는바(저작권법 제2조 제2호, 제17호, 제18호), 편집저작물의 저작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일정한 방침 혹은 목적을 가지고 소재를 수집·분류·선택하고 배열하여 편집물을 작성하는 행위를 하여야 하고 나아가 그와 같은 행위에 창작성이 있어야 한다. (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1다9359 판결 참조).

 

또한, 데이터베이스는 이러한 소재에 접근하거나 검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며 데이터베이스제작자는 인적·물적으로 상당히 투자한 사람이어야 한다. 물론 여기서 데이터베이스권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운영협의회뿐이다. 우리가 볼 것은 바로 저 저작권에 관한 문제이다. 소재의 집합을 통해 편집물을 만듦으로써 그 구성에 창작성이 있는가? 라는 문제에서 코드가 적합한 편집물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큰 의문이 따른다.

 

왜냐하면 위키피디아는 오픈소스이며, 저작권을 행사하지 않는 기반이기 때문이다. 물론 HTML은 웹페이지 소스코드로서 대한민국 사법부의 서울고등법원은 “HTML 파일은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2009년 4월 22일 저작권법에 통합되며 폐지) 제2조 제1항에서 말하는 ‘특정한 결과를 얻기 위하여 컴퓨터 등 정보 처리능력을 갖춘 장치 안에서 직접 또는 간접으로 사용되는 일련의 지시·명령으로 표현된 것’에 해당한다. 다만 JSP 등과 같은 별도의 웹 프로그래밍 요소가 포함되지 아니한 일반적인 HTML 문서 자체는 웹 문서를 정리하여 나타내기 위한 문법을 기술한 태그(Tag)에 불과하여 창작성 있는 표현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그 문서가 표시하는 내용과 별도의 창작물이라고 인정하기는 곤란하다”고 판시하며 소스코드의 저작물성을 부정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08.9.23.자 2008라618 결정) 따라서 소스코드는 저작물이 아니라는 것이 법원의 판결이다.

 

현재 저작권법에 따르면 저작물로 인정될 수 있는 것은 내용상의 구성요소와 창작으로 이루어진 내용이다. 편집저작물의 요건인 창작물일 것, 소재의 집합일 것, 편집물일 것. 그리고 소재의 집합과 편집이 이루어짐에 있어서 창작성이 드러날 것이 그 요건이고, HTML 소스코드는 창작물로 보지 않는다는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이 있다.

 

또한, 상고심에서 대법원은 “채권자가 그의 컴퓨터프로그램 저작물로서 동일성유지권을 침해당하였다고 주장하는 HTML 코드에는, 검색 결과를 표시한 텍스트 부분과 이를 화면에 표시하기 위한 일반적인 HTML 태그 정도가 포함되어 있을 뿐 저작권으로 보호할 만한 창작적인 표현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소명할 자료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원심 결정을 유지했습니다(대법원 2010. 8. 25.자 2008마1541 결정). 따라서 HTML 문법으로 구성한 소스코드는 저작물이 아니므로 운영협의회, 그리고 특히 이번 사건의 중심이 된 문서심의분쟁조정위원회는 앞으로 실제 판례를 참고하여 더욱 숙고한 후 결정을 내려야 한다.

 

또한, 문서의 표절은 내용상의 표절 시비는 존재할 수 있어도 소스코드의 유사성을 이유로 표절의 시비를 가리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 이는 위키 전체의 질적·양적인 저하를 일으킬 우려가 있으며, 창작위키로서의 명목에도 올바르지 못하다. 따라서 창작위키로서의 운영과, 설정의 공유라는 목적에 맞추어서 정당한 판례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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