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 이브레 | 사설 ] '갈라파고스' 심화시키는 이통3사…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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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이른바 '망 사용료' 법적 분쟁이 '미래 지향적 파트너'라는 모호한 관계로 종결된 지 석 달 만에 또다시 '망 사용료' 문제가 불거졌다. 이번에는 3대 대형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중 하나인 트위치가 '망 사용료'를 감당하지 못하겠다며 한국 사업 철수를 발표한 것이다.


트위치는 댄 클래시 최고경영자(CEO) 명의로 한국 사업 철수를 발표하며 "대부분의 다른 국가에 비해 10배가 더 높은 한국의 네트워크 수수료로 인해 더 이상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트위치가 지난 2022년 방송통신위원회에 자체적으로 제출한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의 매출은 약 21억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한 업계의 빅 3 기업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수준의 매출 수준과 더불어 국제 관례상 콘텐츠 사업자(CP)가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망 사용료'의 지출이 한국 사업 철수를 결정하게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통3사는 국내 CP는 이미 성실하게 망 사용료를 내고 있다면서 해외 CP에게도 망 사용료를 내라는 '배 째라' 식의 드러눕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통3사가 개최한 기자 간담회에서 한 통신사 이익단체의 관계자가 "우리 국민들이 잘 모르는데 특히 20대 30대 남성분들께 이렇게 잘못된 정보를 퍼트리고 있어서 심각하게 문제가 불거졌다"라는 망언을 해 빈축을 샀다. 이러한 드러눕기는 여전한지, 최근에는 정계까지 포섭해 '망 사용료 지급 의무화' 법안이 국회에서 계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 일어난 해외 CP들의 집단적인 저항 후 현재는 일시 소강상태라고 하지만, 국내의 유례없는 '망 사용료' 정책이 언제 다시 이통3사와 CP 간의 분쟁을 촉발시킬지 모른다. 트위치의 이번 한국 사업 철수를 시작으로 집단적인 해외 CP들의 국내 사업 철수가 우려되는 실정이다.
한국은 이미 해외로부터 '코리안 디스카운트' 등의 용어로 해외 투자자들의 기피처가 된 바 있다. 이는 한국의 '갈라파고스화'된 경영 방식 때문이었는데, 이러한 우려에 이통3사의 막무가내 '망 사용료' 정책이 기름을 끼얹어 한국의 '갈라파고스화'를 심화시키고, 세계로 뻗어 나가는 K-컬쳐의 경쟁력을 스스로 갉아먹게 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이통3사에 의해 한국이 영원히 '갈라파고스'로 남을지, 국제 질서에 따라 CP의 자유로운 망 사용을 보장할지를 두고 한국 콘텐츠 사업의 명운이 걸린 선택의 시간이 도래했다. 이통3사의 대국적이고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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