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 이브레 | 오피니언 ] 나는 왜 커스텀 테마를 반대하는가 - 위키를 말하다(1)

2023년 12월 2일 토요일 제2호

명바이병장 흑백.png

Sakura - 논설위원

 

근래 문서 전체를 하나의 배경색으로 칠해 가독성과 통일성을 위협하는 문서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소위 《제이위키》식 디자인 철학을 온전히 계승한 문서의 등장은 오늘날 우리 위키의 독창성과 이용자 편의성 등 여러 측면에서 문제가 되고 있으며, 지난 관리자 선거에서 로시아 후보가 이러한 디자인을 옹호했던 것과 같이 일반 사용자 사이에서도 이러한 위협에 온정적인 여론이 퍼져나가고 있다.


정주영정신산악회가 주관한 9월 2일 여론조사에서는 이른바 《제이위키》식 디자인 적용에 찬성하는 여론이 전체 조사 참여자 중 41.17%에 달했고, 같은 기관에서 주관한 9월 10일 여론조사에서는 《제이위키》식 디자인을 실제 적용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는 답변이 28.57%에 달했다. 활성 사용자 대부분이 조사가 이루어진 이브위키 카카오톡 채팅방에 있음을 고려할 때 30~40%에 가까운 사용자가 《제이위키》식 디자인에 온정적이라는 답변을 한 것은 많은 사용자들이 이러한 디자인 시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일각에서는 왜 《제이위키》식 디자인을 쓰면 되지 않느냐하는 의문을 제기한다. 그 주된 이유는 먼저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는데, 위키 통일성 저해와 테마 선택권 침해가 있다. 첫째로, 커스텀 테마를 적용하는 경우 위키의 기본 문서 본문 색인 회색이 모든 문서에서 통일되지 않아 사용자의 혼란을 유발한다. 또, 기본적으로 문서에 걸려있는 여백에 따라 문서 본문 색을 결정하거나 그림자를 적용하는 커스텀 스타일도 있지만, 문서 기본 여백까지 없애 자체적인 여백 체계를 사용하는 디자인까지 결합한다면 위키의 통일성은 사실상 기본 레이아웃 외에는 소실되게 되는 것이다.


그다음 이유인 테마 선택권 침해를 논해보자. 사용자가 라이트모드를 선택하든 다크모드를 선택하든 문서 본문의 색은 하나의 색으로 고정되므로 사용자가 테마를 선택하는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 기본적으로 사용자에게 테마 선택권이 부여된 것은 사용자 본인이 위키, 세계관을 편안하게 이용하고 즐기라는 것에 주목적이 있는 것인데, 이를 문서 창작자가 멋대로 결정한다는 것은 본인 세계관을 즐길 팬들을 제 손으로 떨쳐낸다는 것과 다름없으며, '싫으면 보지 말든가' 하는 극단적인 개인주의의 말로와 다름없다.


나는 세계관의 독창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문서 본문 색을 세계관의 분위기에 맞게 설정하는 것은 당연히 세계관만의 독창성과 특별함을 부각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범위 킨 적인 차원에서 우리가 위키 사용자 하나하나를 소중히 해야 하므로, 또 내 팬들을 내 손으로 쳐내는 행위만큼 미련한 행위가 또 없기에 창작자의 한 사람인 나는 감히 《제이위키》식 커스텀 디자인을 사용하지 말아 달라고 제언한다.

대지 1@2x.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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