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전

[ 이브레 | 정치 ] 김기현 대표 전격 사퇴... 與 비대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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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1월 15일 오전 국회 민주당 대표회의실을 찾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기현, ‘행유부득 반구저기’의 
심정으로 책임을 다하고자 할것.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수요일(13일) 전격 사퇴하였다. 지난 3·8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직에 선출된 지 9개월 만이다.


김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오늘부로 국민의힘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입장을 표명하였다.


김 대표는 이어 “우리 당 구성원 모두가 통합과 포용의 마음으로 자중자애하며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힘을 더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윤재옥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빠르게 안정시켜, 후안무치한 민주당이 다시 의회 권력을 잡는 비극이 재연되지 않도록 견마지로를 다하겠다”며 “이제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당의 안정과 총선 승리를 위해 이바지하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김 대표의 사퇴는 이는 앞서 나온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인요한 혁신위 종료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김 대표가 사퇴한 것에 대해 여야의 평가는 극명하게 갈렸다. 여당의 나경원 전 의원은 서울 신촌의 한 카페에서 열린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합동 북콘서트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의 사퇴와 장 의원의 불출마 결단에 대해 “당의 변화나 혁신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민주당은 수석대인은 브리핑을 통해 “바지 대표로 뽑힌 김 대표는 용산의 지시에 충실했을 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권 수석대변인은 “더욱이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와 김 대표의 사퇴 뒤에는 윤 대통령의 그림자가 짙다”며 “김 대표의 사퇴는 용산 직할 체제로 가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을 당 대표로 낙점해준 윤 대통령의 지시만을 쫓다가 결국 팽 당하는 김 대표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안타깝다”면서도 “하지만 국민의힘을 용산 2중대도 아닌 5중대로 만든 것은 바로 김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분들이었다”고 꼬집었다.


또 “김 대표를 대신할 비대위원장조차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것이 국민의힘이 처한 현실 아닌가”라며 “누구 한 사람 용산을 향해 바른 소리 하지 못 한 국민의힘이 자초한 결과”라고 몰아세웠다.


권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이제 용산이 준비한 비대위원장이 등장할 것”이라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본격적으로 여의도로 출근할 시간도 가까워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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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 =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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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사진 = 공동취재

 

비명계 의원들 중심으로...
“비상한 각오로 당장 결단해야”
이재명, 인천 계양을 불출마 요구

 

권 수석대변인은 “그 결과는 껍데기만 남은 국민의힘이고, 윤석열 측근 검사들이 주축이 된 ‘검찰당’일 것이 불 보듯 자명하다”며 “그런 점에서 오늘 김 대표의 사퇴는 국민의힘의 종언에 다름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이재명 대표를 향한 사퇴요구도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내 비주류 4인방은 14일 이재명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비명(비이재명)·친명(친이재명)계 등 계파를 아우르는 ‘통합 비상대책위원회’로 지도부 체제를 전환할 것을 요구했다.


비주류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 이원욱·김종민·조응천·윤영찬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에게 간곡하게 호소한다.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압도적 심판을 위해 한 발만 물러서 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당 대표가 선당후사(先黨後私)하는 통합 비대위로 가야 한다. 이 결단에는 친명, 비명 모두 합류할 것”이라며 “원칙과 상식 네 사람도 조건 없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친명) 한 목소리의 현재 지도부로는 진정한 통합을 이뤄내기 어렵다”며 “당 대표와 지도부, 586 중진들이 각자 기득권을 내려놓는 선당후사를 결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칙과 상식’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도 직접 거론했다.


이들은 “당 대표의 무죄를 믿고 싶지만, 많은 국민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며 “민주당이 어떻게든 리더십 리스크를 해결해 반드시 총선에 승리해야 한다는 것이 준엄한 민심”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철옹성 같았던 여당의 기득권 세력도 총선 승리라는 명분 앞에서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결단을 내리고 있다”라고도 말했다.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장제원 의원과 김기현 대표가 각각 불출마 선언과 대표직 사퇴를 선언한 것을 들며 민주당 지도부를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칙과 상식 의원들은 당 지도부에 내년 총선 선거제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겠다는 약속도 지키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논어의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와 정치가 바로 서지 못한다)을 들며 “한 번의 선거 당리당략을 위해 국민과 한 약속을 저버리는 것은 어떤 논리를 갖다 대도 국민 위에 군림하는 선당후민(先黨後民)의 길”이라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네 명 모두 공천이나 당선 욕심을 내려놨다”며 “험지 출마든, 백의종군이든 선당후사의 길에 앞장설 것”이라고도 했다.


김종민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를 대체하는 기구로 비대위를 만들되 이전 ‘김은경 혁신위원회’처럼 편향적인 기구가 아닌 친명·비명 통합 비대위로 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영찬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에 “여러 의원이 그에 대해 비판도 하지만 비판보다 우리 당 혁신을 먼저 하는 것이 응답이라고 본다. 그래야 신당 움직임도 우리가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여당 비대위 구성도 쉽지 않아 보인다. 윤재옥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은 김 전 대표 사퇴 다음 날인 목요일(14일) 오전 중진연석회의와 최고위원회의를 잇달아 연 뒤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를 열 상황이 안 된다고 다들 의견을 모아서 비대위 체제로 빨리 지도체제를 구성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이어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비대위원장을 선임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대위원장 인선 기준에 대해선 “국민 눈높이에 맞고 국민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분, 총선 승리라는 지상과제를 달성할 능력과 실력을 갖춘 분, 그런 기준으로 물색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최고위에 앞서 열린 중진연석회의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위원장 인선 기준에 대한 의견이 교환됐다.


윤 권한대행은 연석회의 뒤 기자들에게 “대부분이 비대위 구성과 관련해선 국민 눈높이에 맞게,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당내 현안을 해결할 적임자를 골라야 한다는 의견에 일치했다”고 했다.


이어 “다만 그런 분을 모시기 위해 의원총회라든지 당 안팎의 여러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줬다”고 회의 내용을 전했다.

 

은혜누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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