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브레 | 오피니언 ] 세계의 극우 물결, 민생 문제와 멀어진 중도-좌파의 모순이 원인 - 공산의 세계정치 읽기
2023년 12월 2일 토요일 제2호
공산1968 - 근로신문 주필
지난주, 네덜란드의 총선거에서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가 이끄는 극우 정당 자유당(PVV)이 총 150석 중 37석을 확보해 창당 사상 최초의 제1당으로 올라섰다.
그보다 전에는 아르헨티나 자유당을 이끄는 극우파 하비에르 밀레이가 결선에서 56%를 득표해 아르헨티나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2022년의 이탈리아, 스웨덴에 이어 올해에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회복세를 보이는 등 전 세계적으로 극우 돌풍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러한 극우 돌풍은 어디에서 발원하는가? 블라디미르 I. 레닌은 언젠가 "파시즘은 자본주의의 부패한 발전상이다"라고 한 적이 있는데, 공교롭게도 이번에 극우파가 집권한 네덜란드나 아르헨티나는 집권 엘리트에 대한 실망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던 국가였다.
네덜란드는 마르크 뤼터 총리가 이끄는 중도 보수 내각이 13년째 이어지며 중도파에 대한 피로감이 높아진 상태였고 아르헨티나의 경우 2019년 이래 집권한 중도좌파 페론주의자들의 경제적 실책에 대한 심판론이 거세게 일었다.
2020년 판데믹 이후로도 미국의 고금리 기조로 인한 전 세계적 불황이 계속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여당이 위기를 해결하지 못한 채 탁상공론만을 내놓는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서 좌파 진영이 도덕성의 문제로 이스라엘 지지파와 팔레스타인 지지파로 갈라졌고, 낙태나 동성애, 정치적 올바름 등 좌파나 중도파에서 분열이 일어나는 사회적 쟁점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극우파는 단순히 극단적인 개인주의와 자유방임주의, 경쟁 지상주의 등을 내세웠고 이는 복잡한 도덕적, 경제적, 사회적 논의와 탁상공론에 지쳐있던 대다수 민중의 지지를 받게 되었다. 정리하자면, 오늘날 극우파의 부상은 남성우월주의나 반환경주의 등으로의 퇴행으로도 해석될 수 있으나 그보다 근본적으로는 중도-좌파의 의제 상실에서 기인한다.
대중의 민생에서 멀어진 논의가 계속됨에 따라 정치 엘리트에 대한 민중의 반감은 커지고 이것은 극우파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한국에서도 경시할 일이 아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은 고물가가 아닌 선거제도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것이야말로 극우파가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