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 이브레 | 국제 ] 분열되고 있는 미국의 對이스라엘 여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점차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민간인 학살로 전환된 이후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인들의 반응도 양분화되어가고 있다. 전쟁 초기 단계에서만 하더라도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인들의 비율이 압도적이었지만, 11월을 기점으로 여론조사는 지지 정당, 정치 성향, 인종별로 분화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2023년 11월 30일 갤럽의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45%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이 과도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50%는 정당방위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55세 이상의 노년층 중 63%가 가자지구 침공을 정당방위라고 주장하는 반면, 35세 미만의 청년층 중 67%는 이스라엘 가자지구 침공을 부당하다고 응답했다. 백인 남성 61%와 유색인종 64%가 각각 가자지구 침공이 정당방위, 과잉대응이라고 답했고, 공화당원의 71%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반면 민주당원 사이에서 그 비율은 36%에 그친다.


특히 청년 세대의 친팔레스타인 여론은 주목할만하다. 35세 미만 청년층의 53%가 팔레스타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반면,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강화해야한다는 의견은 23%에 그쳤다. 이 세대에서 오로지 22%만이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정책을 신뢰한다고 응답하였다. 18~24세 대학생 남녀에게서 이것은 더욱 강하게 드러난다. 2023년 10월 Fox news의 여론조사에서 65세 이상 미국인의 95%, 25~64세 미국인의 82%가 하마스보다 이스라엘을 더 지지한다고 밝힌 반면 대학생들은 52%만이 이스라엘을 지지했으며 무려 48%가 하마스를 지지했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스탠퍼드 대학교, 컬럼비아 대학교, 하버드 대학교 같은 북동부 명문 사립대학교에서 이런 분위기는 배로 강하다. 엘리스 스테파닉 공화당 하원의원이 주도한 청문회에서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총장인 리즈 매길과 하버드 대학교 총장 클로딘 게이는 캠퍼스에서의 반이스라엘적 분위기가 반유대주의냐는 스테파닉 의원의 질문에 “상황에 따라 다르다”라고 답했고, 이는 매길 총장의 사퇴와 게이 총장의 사퇴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학생들은 이것을 상당한 비율로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답하고 있다.


반면 노년 보수층에서 이스라엘 지지 분위기는 변함이 없다. 공화당의 대선 예비선거 후보자인 니키 헤일리 전 UN대사는 “이스라엘이 존재해선 안된다는 주장이 곧 반유대주의”라고 명확하게 답하였으며, 공화당 주도 하원은 반시오니즘이 반유대주의라는 결의안을 거의 만장일치에 가깝게 통과시켰다. 이로 인해 청년 좌파 세대와 노년 우파 세대가 이스라엘에 대한 서로 다른 입장으로 갈라져 미국의 대이스라엘 전략은 한층 더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내년의 미국 대선은 이런 셈법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민주당의 양대 지지 세력인 노년의 유대인 부유층과 청년 좌파 세력이 이스라엘 문제에 대해 양극단의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입장에서는 그 어떤 답도 지지층의 만족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공산1968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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